열왕기하 말씀은 북 이스라엘도 남유다도 다 망하고 예루살렘 성전이 불타고 폐허가 되며 돌 하나 남기지 않고 모두 무너지는 엄청난 비극을 겪게 되었다는 것으로 결론짓습니다. 그렇게 망한 나라에서 필요하고 쓸만한 사람들은 포로로 붙들려 다 잡혀가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가난하고 병든 사람, 별로 도움이 안된 사람만 남겨졌다고 증언합니다.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이 이렇게 처참하게 무너지고 망하게 된 이유는 그들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다 깨뜨렸기 때문이고 하나님을 왕으로 섬기지 않고 우상을 섬긴 불순종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보이지 않지만 분명한 하나님의 손길로 그들이 잘 지낸 건데 그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거두시게 되니까 상상할 수 없는 일이 그들에게 닥쳤고 결국 완전히 멸망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저와 여러분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할지 모르나 분명한 오늘도 주님의 보호하심의 손길 아래 있는 자들이고, 하나님의 품 안에 머무는 은혜 받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망각하고 하나님이 부으시는 은혜에 무감각해져서 하나님께 불순종으로 계속 치닫게 되면 하나님의 보호하심의 손길이 멈추게 되면서 망하는 인생이 되는 겁니다.
오늘 말씀은 절망과 폐허 속에서 여전히 정신 못차리고 있는 안타까운 비극의 이야기, 그 절망과 가운데의 한줄기의 소망의 이야기를 동시에 우리에게 증언합니다. 첫 번째는 남유다 백성들이 그렇게 멸망하고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음 불구하고 여전히 하나님께 두 손 들고 돌아와 회복하려는 마음이 없었다는 비극의 이야기입니다. 바벨론은 남아 있는 백성들을 다스릴 지도자로 그달리야를 세웠는데 백성들이 그를 좋아할 리가 없습니다.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있을 때 그 앞에 있었던 지도자들을 다 뭐라고 친일의 앞잡이라고 생각했었던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바벨론의 앞잡이로 보이는 그달리야를 좋아할 리가 없고 감정적으로 막 격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몇 달 지나지 않아 그달리야를 살해하고 많은 사람들이 애굽으로 도망가게 됩니다. 이 모든 사건에서 하나님에게 회개하거나 돌아서는 것도,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도 없었습니다. 백성들은 하나님께 은혜를 붙들며 다시 시작하려는 이런 마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저 감정에 격분해 그냥 바벨론이 세운 그달리야를 앞잡이라고 죽이고 그들이 선택한 건 뭐냐면 무서워서 애굽으로 도망가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 대신 여전히 애굽을 쫓아가며 감정으로 바벨론이 세운 사람을 죽고 죽이는 이런 악순환만 계속되는 겁니다. 예레미야 44장에서 정확하게 지적하듯 지금 애굽으로 도망간 사람들은 다 애굽 땅에 머물러 살기로 고집한 자며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나아간 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애굽으로 도망간 자들도 동일하게 애굽 땅에서 엎드려질 것을 경고하십니다. 그들은 온 나라가 다 망하고 예루살렘이 불타고 돌 하나 남기지 않고 다 무너졌음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나님을 찾지 않았고, 여전히 하나님에게 돌아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여전히 하나님께 순종으로 회개하며 우리를 살려 달라고 주님을 부르짖고 붙들지 않았다는 겁니다. 동시에 그 다 무너진 것 같은 절망 속에서 한줄기의 소망의 이야기도 결론으로 등장하는데 바로 포로로 잡혀간 여호야긴 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호야긴 왕은 백일 천하로 왕의 자리에 있다가 바벨론에게 사로잡혀서 18살의 나이에 감옥에 투옥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세월이 많이 흘러서 바벨론의 그 위대했던 느브갓네살 왕도 죽고 그 다음 세워진 왕에 의해 37년만에 특사로 풀려나게 됩니다. 18살에 옥살이를 시작해 55세에 풀려 나온 겁니다. 성경에 기록돼 있지 않지만 그가 하나님을향한 믿음과 열망이 회복되지 않았으면 37년 동안 옥살이 중에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고, 더군다나 이렇게 기적과 같이 풀려나지 않았을 겁니다. 여호야긴 왕은 긴 옥살이 가운데 그의 인생이 하나님께 순전한 자로 분명히 변한 겁니다. 여호야긴 왕이 풀려나는 이야기를 증언하는 이유는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망한 잿더미에서 한줄기 희망의 빛으로 꽃이 피는 이야기가 열왕기서의 결론이라는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37년 만에 감옥에서 석방된 여호야긴 왕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남유다 백성의 미래를 준비하시는 겁니다. 영원히 망하지 않을 것 같은 큰 제국 바벨론도 얼마 지나지 않아 망하게 되고, 그 바벨론에 이어 페르시아 제국이 서게 하십니다. 그 페르시아 때에 하나님께서 기적과 같이 포로로 잡혀왔던 남유다의 백성들에게 예루살렘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십니다. 그 때 첫 번째 예루살렘으로 귀환하게 되는 무리를 이끌었던 자가 스룹바벨인데, 이 스룹바벨이 누구냐 하면 바로 여호야긴 왕의 손자였습니다. 이처럼 우리 눈에는 이런 하나님의 경륜이 하나도 보이지 않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절망과 잿더미 가운데 이미 한줄기에 소망으로 여호야긴 왕을 남겨두시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시며 그의 손자를 통하여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며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하시는 놀라운 역사를 이루신 것입니다. 폐허와 절망 가득한 예루살렘 성전만 바라보고, 무너진 성벽과 잿더미만 바라본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다 포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폐허와 절망 속에서 하나님은 또 다른 방법으로 계속 역사가 흘러가게 하셨고 그걸 통하여 계속 구원의 역사를 준비하고 계셨다는 것을 우리에게 결론으로 주셨음을 마음에 새기기 원합니다. 내 눈에는 지금 보이지 않지만, 넓은 하나님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면 그것을 통하여 또 다른 길을 여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이 여전히 하나님의 백성에게 남아 있었다는 것을 믿음으로 취하기 원합니다. 개인도 공동체도 이렇게 모든 것이 다 무너진 거 같은 잿더미가 되는 폐허와 절망의 상황에 직면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가 회복해야 될 첫 번째는 하나님께 먼저 돌아가고 나아가는 겁니다. 철저하게 완전히 무너진 그 잿더미에서, 폐허와 절망의 현장에서 여전히 주님께서 비추시는 소망의 빛이 있음을 믿음으로 붙드는 겁니다. 일이 너무 잘 풀린다고 성공한다고 교만할 필요도 없고 일이 너무 안 되고 무너진다고 절망할 필요도 없는 것은 모든 인생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손 안에 내가 있기 때문입니다. 폐허와 절망 속에서도 한 줄기 소망을 남겨 주셨던 주님의 은혜가 나의 삶에도 동일하게 임함을 붙들기 원합니다. 그래서 내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하나님은 오늘도 내가 모르는 소망을 예비하시고, 회복의 길을 준비하심을 믿으며, 내 모든 삶에 주님의 소망은 끊어진 적이 없었다는 것을 선명히 붙들며 오늘도 주님의 은혜 가운데 다시 한번 일어서는 주의 백성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Comments are clo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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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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